-
털사-달라스, 오로지 IKEA를 위한 당일치기, 치킨은 덤재미나게 살아보기 2020. 11. 8. 13:51
털사에는 IKEA가 없다
유학을 처음 시작한 조지아 아틀란타에는 거대한 IKEA가 학교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고,
유학생활을 하느라 오래 살아보진 못했지만 몇 년 전 이사한 한국집 광명에도 IKEA가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그리고 정작 지금 이사해 살고 있는 털사에는 IKEA가 없다
구글맵으로 검색해보면 털사에 IKEA가 하나 나와 자칫하면 속기 쉬우나 같은 이름을 달고 있는 전혀 다른 느낌과 크기의 정체모를 가게 하나가 나온다. 속기 쉽다. 그냥 속고 싶었다.
새 가족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우리는 출산 전, 육아 아이템을 더 모으기 위해 달라스 IKEA로 향했고, 당일치기를 계획해보았다
편도로 대략 4시간에서 4시간 30분이 걸리는 거리.
아침 7시에 출발하면 넉넉 잡아 12시 도착, IKEA에 들러 재빨리 목적을 달성하면 1시 30분 쯤 점심 식사가 가능할듯 보였다, 그리고 점심 식사 후 잠시 한인마트에 들러 한국 과자 듬뿍, 한국 음식, 재료 등을 모은 뒤 오후 4시 쯤 다시 집으로 출발하면 대략 오후 10시 전에는 도착할 수 있는 일정. 그리고 그 일정을 해낸 우리.
텍사스에 들어서자마자 휴게소를 들르고.
점심은 일단 스킵, IKEA로 향해 필요했던 아이템을 잽싸게 구매한 뒤 향한 한인타운.
오랜만에 겪는 결정장애.
선택권이 다양하지 않은 털사 생활에서는 지난 몇 달 간 크게 겪지 않았던 결정 장애. 순대, 치킨, 분식 갖가지 한식, 혹은 한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즐기는 음식들이 기다리는 곳에서는 결정 장애를 피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답은 결국 치킨.
코로나로 인해 실내에서 식사하는 것이 조금은 걱정되기도 했고, 특히 함께 동행한 강아지가 있었기에 식사는 차에서 해결하는 것으로 한다. 그리고 미리 IKEA에서 준비한 작은 플라스틱 테이블 위해 갓 튀겨나온 BBQ 치킨을 세팅하고 큰 나무 아래 그늘진 곳에 파킹 후 조금은 불편하지만 행복한 식사를 시작해본다
치밥. 한국 사람이라면 모두 즐겨봤을, 언제나 즐길 치킨과 밥 조합.
그리고 하얀 무, 코울슬로. 100프로 만족스러운 치킨의 맛은 아니었지만 작은 도시에 살다보면 불평불만도 줄어들고, 만족하는 법을 배우게 되는 법.
마트, 파리바게트, 버블티.
모든 계획했던 일정. 아니 일정이라기보다는 계획했던 음식들을 끝내고 털사로 돌아가던 길.
수 십 개는 되어보이는 풍력발전기들. '아 이제 신재생에너지가 자리잡기 시작하는 것인가? 신재생에너지 종목에 투자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미국 정유기업 신입연구원의 생각.
멋졌던 광경도 잠시. 짧아진 해 탓에 캄캄해진 밤을 달려 오후 9시30분 홈스윗홈에 도착.
워낙 땅덩어리가 큰 나라인지라 이 정도 당일치기는 사실 아무것도 아니고, 이런 당일치기 여행에 많이 익숙해진 나지만,
다시 한 번 크루즈 모드를 개발하신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어찌 그런 생각을 하셨을지.
그리고 언젠가는 당연해질 자율주행이 갑자기 기다려진다. 내가 너무 늙기 전에, 너무 겁이 많아지기 전에 가능해지길.
털사-달라스 당일치기 성공적. 자율주행이 필요해.
'재미나게 살아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에서 간단하게 해먹는 랍스터 (0) 2020.11.08 털사 OLD SCHOOL BAGEL CAFE (0) 2020.11.08 털사 ART DISTRICT 반미 맛집 Lone Wolf Bahn Mi (0) 2020.10.25 털사 다운타운 HURTS DONUT CO. (0) 2020.10.17 미국 생활_셀프헤어컷에 대한 단상 (0) 2020.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