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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티푸 두부의 오클라호마 첫 미용 feat.동공지진재미나게 살아보기 2020. 11. 12. 12:15
우리집에는 강아지 한마리가 함께 산다
아내가 결혼 전부터 키우던 강아지인데 품종은 말티즈와 푸들이 적절히 섞인 말티푸 그리고 남자녀석이다 이름은 두부
한국 부모님 집에는 오래 전부터 키우던 말티즈 꽁지가 있는데 둘이 오묘하게 생김새가 다르다
사실 결혼 전 아내와 친구였던 시절 두부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말티즈가 주둥이가 긴걸 보니 믹스견이구나'
'그래도 얌전하고 착한 걸 보니 성격은 좋네'
보통 말티즈는 주둥이가 짧고 뭉뚝한데 두부는 조금 주둥이도 길고 털도 곱슬거리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알게 된 두부의 품종은 바로 말티즈+푸들.
말티즈의 몸집과 푸들/말티즈 반반 섞인 생김새, 그리고 푸들의 곱슬거리는 털
촌스럽게도 내가 말티푸라는 품종을 모르고 있었던 탓에 못생긴 말티즈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두부야 미안...
아무튼 오클라호마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결혼 후 지난 1년 간 처갓집에서 지내던 두부는 우리와 함께 하게 되었다
어찌나 자기를 데려가 달라고 따라다니던지. 아마 어느 누구도 그 간절함을 뿌리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오클라호마에 온지 어느덧 세 달. 매일 집에서 조금씩 털을 깎던 두부는 처음으로 오클라호마 미용사에게 몸을 맡기게 되었다
털을 깎으러 가기 전 늠름했던 표정
털을 깎기 바로 전 두부의 동공.
미국의 유명 반려동물 스토어 펫스마트.
펫스마트에는 동물 병원이 함께 있기에 강아지들은 이 가게에 가까워질수록 오들오들 떨기 마련이다
심지어는 얼마나 무서웠는지 똥을 지리는 강아지도 보고 왔다, 끌려 가면서 똥을 퐁퐁퐁 지리는 강아지말이다
다행히 두부는 덜덜덜 떨고 눈동자도 평소와는 조금 많이 달라질 정도 뿐이지 똥까지는 지리지 않았다
겁에 질린 눈이 저렇게 사진에 잘 담길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아 이게 바로 아이를 유치원에 맡기고, 잠시 동안 데이트를 즐기는 느낌이겠구나'하며 앞으로 우리에게 일어날 일들을 상상해보기도 하고, 겁에 질린 두부의 마음은 잊은채 아내와 오랜만에 둘이서 4시간 가량의 데이트를 즐기고 데려온 두부.
미용사의 실력 부족인지, 의사 소통의 문제였는지, 아님 미국의 스타일인지 몰라도 두부는 얼큰이가 되어 돌아왔다
주인 맘에 안든다고 덜덜 떠는 두부를 또 맡기고 올 수는 없는 법.
그래도 계속 보니 나처럼 얼굴이 큰게 이제야 가족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동질감, 가족애를 느껴본다
더 귀여워져서 돌아온 두부.
두부 덕분에 나는 앞으로 미국 미용실에 절대 도전하지 않겠다고 다시 마음 먹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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