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육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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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된 애플이미국에서 육아하기 2023. 11. 23. 15:22
사실 집에서는 애플이라 부르지 않은지 너무 오래되어 본인이 애플이였는지도 모를 첫째 아이와 보낸 단 둘의 시간. 이 날 우리는 둘이서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인 오와소 도서관에 찾아갔다 책을 읽어주겠다는 마음으로 찾아갔지만 조용한 키즈존에 큰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놀이삼아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에게 책을 읽자고 보챌 수는 없었다 이제 갓 언니가 된 첫째 아이는 지난 몇 달 여러모로 많이 성장했다 동생이 태어나기 3일 전부터 첫째 아이는 신기하게도 자기 방 자기 침대에서 혼자 자보겠다고 나름 용기를 내었다 (물론 여전히 새벽에 두 번씩은 대부분 엄마 혹은 아주 가끔 아빠를 찾는다) 항상 우리와 같은 방에서 자던 아이가 갑자기 혼자 자보겠다고 하니 이상하게 괜히 섭섭한 마음도 들고, 뭐라 설명하기 힘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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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낑깡이 탄생미국에서 육아하기 2023. 11. 23. 14:46
2023년 8월26일 우리 둘째 낑깡이가 태어났다 (오클라호마에서 딸을 둘이나 낳을 줄 난 꿈에도 몰랐다) 벌써 태어난지 세달정도가 지났고, 첫째 언니를 똑 닮은 (유전자를 거스를 수 없었던) 둘째 낑깡이는 지난 세 달 동안 데이케어를 다니는 언니덕분에 코로나도 걸려보고, 지금은 코감기에 걸려 드르렁거리며 숨을 쉬고 있다. 그래도 다행히 분유도 잘 먹고, 응아도 제때하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그리고 점점 더 귀여움이 물이 올라 아빠를 포함한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2023년 8월26일 금요일 점심 시간. 회사에 사람이 많이 없는 날의 여유를 즐기며 일을 하다 점심을 먹던 중. 정기검진을 받으러 갔던 아내에게 온 전화 "나 오늘 집에 못가. 얼른 와 ㅎㅎ" 둘째 낑깡이는 성격이 급했던 탓인지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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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추가미국에서 육아하기 2023. 5. 14. 14:30
우리 가족에 또 하나(낑깡)가 추가되었다!! 밤에 졸린 눈을 비비면서 완벽한 비율에 거품을 내지 않고 분유를 타던 기억도 이제 거의 모두 까먹고, 젖병의 구석구석을 닦고 착착착 건조기를 돌리던 날도 벌써 가물가물해지던 차. 분명 이 정도로 나쁜 기억력은 아니었는데 아이를 키우면서 배우는 새롭고 다양한 스킬 (인내하는 스킬은 못배울 것 같다 영영)에 지난 기억들이 다 저 멀리 뒤로 밀려난 느낌. 아무튼 이제 다시 기억을 되살릴 기회가 생겼다 둘째가 또 금방 찾아와 준 것이다 첫째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것은 꼭 힘들어서 지칠 때면 갑자기 너무 예쁘고 귀여운 순간들이 찾아온다. 아무래도 이것이 바로 인간을 망각의 동물로 만들어 종족을 유지케하는 일종의 전략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그 전략에 넘어가주기로 했다 둘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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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한국다녀오기: 카페는 키즈카페미국에서 육아하기 2022. 11. 27. 06:38
코로나가 한참일 때 태어난 아기가 말도 하고, 걷고, 뛰어다닐 때가 되어서야 드디어 한국에 다녀왔다 (무려 4년 만) 나름 2년 정도 회사에서 일하면서 학생 티를 거의 다 벗어낼 때 즈음 방학이 아닌 때에 자의로 휴가를 정해서 다녀올 수 있는 나이가 되어 선택한 10월의 한국행이었다 4년 만에 찾아간 한국은 생각보다 훨씬 좋았고 재미있었는데 아마 이러한 이유들 때문인 것 같다 오랜만에 영상통화가 아닌 직접 만난 가족들 플러스 아기를 맡기고 돌아다닐 수 있는 여유. 그 동안 2년 정도 털사에 살면서 누리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수요 폭발 플러스 한국가서 맛있는거 먹겠다고 실행했던 2주간의 샐러드 다이어트의 종료. 폭발적인 미국 달러 강세에 푸짐하게 먹고 즐기고도 매일 할인받는 기분.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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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여름 (2) 수영장 딸린 집, 여름꽃미국에서 육아하기 2022. 9. 11. 05:39
가끔 아내가 공돌이 남편의 자존심을 자극하는 미션을 하나씩 던져주곤 하는데. 이번 여름에 나에게 주어진 미션은 수영장에 물을 채우는 것. 아내가 아마존에서 야심차게 구입한, 우리 아기가 이 더운 여름에 또 하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 미니 수영장. 집 화장실에서 물을 떠다나르기에는 너무나 힘들고, 리스크가 크고. 그렇다고 공용 몇백미터는 떨어져있는 수도에서 물을 끌어오기에는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 결국 화장실 샤워기에서 물을 끌어와야 하는데, 호스와 화장실 수도를 연결해야 하는 미션. 학교나 회사에서 튜빙 연결, 기계 열어서 이것저것 해본 경험이 많아 자신있게 쉬운 일이라고 말하고는 결국 이주는 걸려서 성공한 수영장. 결론: 홈디포에 가면 죄다 있다 지구온난화때문에 더운 날씨지만 기대하는 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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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여름 (1) 비눗방울, 오클라호마시티미국에서 육아하기 2022. 9. 11. 05:06
이번 여름은 무척 더웠다 솔직히 지구가 더워졌다는걸 처음으로 몸소 느낀 여름이었다. 이제 두번째 여름을 맞이한 아기는 작년과는 달리 무척이나 빠르게 기동력이 생겼고, 집 밖에 더 재밌는게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특히 엄마아빠에게 명령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짧은 언어도 구사하게 되었다. "나가" 강력한 이 한마디를 오전 그리고 오후에 습관적으로 외치는데. 너무 단호한 말투 탓에 엄마 아빠는 모자를 재빨리 뒤집어 쓰고, 아기의 명령에 따른다. "나도" 이 말 한마디도 꽤나 단호한대, 엄마아빠가 하는 자기 눈에 재밌어보이는 것은 뭐든 해보려고 한다 빨리 성장하는 아기에게 어느덧 우리 강아지는 꼬리를 내리고 순종하고 있었고, 레벨이 역전되었다는 것을 본인도 깨달았는지 아기는 강아지를 자주 쓰다듬어 주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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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미국에서 육아하기 2022. 1. 16. 14:08
우리 아기가 벌써 한살이 되었다 처음 태어나는 날 뭐 이렇게 작고 연약한 존재가 다 있나 하고 얕봤다가 그대로 3개월 밤마다 두 시간 간격으로 울며 인사하는 덕에 호되게 당하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백일의 기적은 전혀 아무 일없이 그대로 지나치고. 뒤집기도 해보고, 기어도보고, 허리에 힘이 생겨 앉아있을 줄도 알고, 다리에 힘이 생겨 수천번의 넘어짐 끝에 걷기 시작하고, 말도 조금씩 알아듣기 시작하던 아기는 그렇게 큰 탈 없이 건강하게 드디어 한 살이 되었다 등을 쳐줘야만 시원하게 트름을 하고 잘 수 있었던 아기는 어느덧 스스로 "꺼억"하며 트름도 하고. 불안한 눈으로 엄마 아빠의 손에 몸을 맡기고 목욕하던 아기는 첨벙첨벙 물장구도 치고, 작은 욕조에서 장난감도 가지고 노는 여유도 가지고. 이제는 제법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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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8개월미국에서 육아하기 2021. 9. 7. 13:28
열심히 잘 크고 있는 우리 아기. 이제는 제법 지나가는 미국 사람들에게도 "She is adorable" 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점점 여자아이 티가 나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He 라는 소리를 자주 들어 엄마를 섭섭하게 했다) 혼자 일어서서 좋다고 소리도 지르고, "엄마, 아빠" 비슷한 소리로 하루종일 떠들기도 하고, 드디어 제법 우리와 의사소통이 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직은 머리가 길지 않아 헤어밴드로 붕 뜨는 양옆머리를 살짝 눌러줘야 더 예쁜 아기. 앞으로도 엄마 아빠랑 계속 재밌게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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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기미국에서 육아하기 2021. 8. 29. 17:26
허리를 꼿꼿이 피고 앉아 놀고 있는 아내와 아기. 그리고 강아지 처음 태어나 누워서 눈만 말똥말똥 뜨다, 엎드리기도 도전하고, 어느덧 더 커서 기어다니고, 스스로 앉기도 하고, 이제는 스스로 서기도 하는 아기. 이른 아침부터 엄마와 같은 자세로 앉아 자기 놀이방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기. 이제는 엄마에게 더 찰싹 달라붙어 엄마를 힘들게도 하지만 그런 만큼 둘 사이가 무럭무럭 깊어지는 중이다 언젠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 어느 주말의 이른 아침.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기 덕분에 이제는 늦잠도 못자는 주말이지만 늘어난 가족 덕분에 웃음이 가득한 우리 가족. 아기야 근데 아빠도...챙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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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0일 (지금은 7개월)미국에서 육아하기 2021. 7. 30. 14:30
어느덧 200일 (현재는 7개월을 지나 인생 8개월 차) 오랜만에 꺼낸 조명과 배경. 배경색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열심히 찍어야한다고 아내가 준비해놓은 사진 소품들. 어설픈 사진 실력이지만 백장 찍으면 한장은 건지니까 확률이 0은 아니다 무튼 뭐 주변에 이렇게 한국 느낌나는 사진찍어주는데도 없을 뿐더러, 집에 어설프지만 촬영도구들도 있겠다 하여 찍어본 200일 기념 사진들. 아직 사진 실력, 보정 실력 다 꽝이지만 모델이 귀여워서 즐거웠던 촬영. 원래 장착하고 태어난 귀여움에 입도 귀엽게 벌리고, 소리내서 잘 웃는 우리 아기 앞으로도 쑥쑥 건강하게 자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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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6개월 (지금은 7개월)미국에서 육아하기 2021. 7. 30. 13:50
어떻게 씻겨야 하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재워야 하는지도 모르고, 왜 우는지도 모르고, 왜 새벽에 깨는지도 모르고, 모르는 것 투성이었는데 나와 아내도 멀쩡한 사람인지라 하나씩 스킬이 늘고, 배운 덕분에 이제는 잠도 여덜시 반에 딱 재우는 경지에 이르렀다 벌써 6개월이다 (글을 쓰는 시점에는 7개월) 우리 아기도 인생 6개월 차 살면서 나름 열심히 배우고, 성장하고, 맛보고, 침 흘리면서 열심히 살고 있다 건강하게, 밝게 잘 크고 있는 아기와, 같이 육아의 고통을 나눌 또래 친구도 없는 곳에서 밤낮으로 고군분투하는 아내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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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의 야무진 장난감 놀이미국에서 육아하기 2021. 5. 23. 13:36
자기 딴에는 가장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는 애플이. 그녀의 바쁜 뒷모습이 보였다 안전을 위해 등에는 핑크색 꿀벌 머리쿵 보호대를 메고 있는 애플이. 때때로 거울로 자기 모습도 확인하고, 피아노 건반도 눌러보고, 사자, 나비, 원숭이 모양의 장난감을 입으로 먼저 가져가 안전한지 확인해보고, 침을 듬뿍 묻히고 주인표시를 남긴 뒤, 놀이를 시작하는 야무진 그녀의 옆모습. 이제는 자기 이름에도 반응할 줄 아는 야무진 애플이. 가라앉을 줄 모르고 삐죽삐죽 서있던 머리카락도 이제는 많이 자라 차분해지기 시작했다 아빠 친구가 사준 장난감 뽕을 빼는 야무진 애플이의 놀이시간. 얼마전에는 누워서 열심히 발차기를 하고 놀던 피아노짐. 이제는 그 장난감 앞에 당당하게 앉아 손으로 열심히 여기저기 누르며 장난감 놀이를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