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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라호마 주로 이사하기(2) 12시간의 운전재미나게 살아보기 2020. 9. 21. 09:33
(2020. 8. 3. 12:44에 작성했던 글)
지난 5년을 보낸 아틀란타를 떠나 오클라호마 주 털사로 이동하는 경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12시간의 운전거리.
사실 우리에게는 두 가지 초이스가 있었다
(1) 비행: 2시간 30분
(2) 자동차: 12시간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조금은 꺼려지는 공항.
거기에 더해 더욱 조심해야 하는 임산부.
비행기를 타고 가기엔 조금 많은 (남아있던) 짐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운전하면서 만나는 중간 도시에 살짝 발 담궈보기.
이 네 가지 이유로 우리는 자동차 이사를 결정했다
총 12시간의 운전거리.
미국 유학 전이라면 도전할 생각도 안했을 거리 하지만 어느덧 나도 이 넓은 땅에 나도 모르게 적응이 되었던건가. 크게 긴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다만 임신한 아내를 위해 무리하지는 않아야 할 것.
조지아주 아틀란타 - 테네시주 멤피스: 6시간
1박 후
테네시주 멤피스 - 오클라호마주 털사: 6시간
이렇게 경로를 정하여 새로운 도시를 만난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았다
(아마 나만 설렜을지도)
내 차의 크루즈 기능에 감탄하며 차를 칭찬하기도 하고,
내 차에서 고스란히 느껴지는 소음과 진동에 실망하며 똥차라고 나무라기도 하고.
맑고 뜨거운 하늘 아래를 달려 수 많은 나무밭, 산, 평야를 지나.
점심을 위해 잠시 머무른 테네시주 버밍햄.
조금은 활기를 잃어버린 것만 같은 도시 분위기에 다운될 뻔도 했지만 치폴레로 채운 배와 스타벅스 한 잔에 다시 기분좋게 달리기 시작했다
6시간 가량 크루즈 기능과 두 발에 의지하여 달려 도착한 멤피스.
엘비스 프레슬리의 생가 그리고 첫 레코딩 장소가 있다는 멤피스에 도착했다
재즈의 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재즈풍으로 가득한 거리와 레스토랑, 그리고 춤꾼들, 재즈음악이 가득한 거리가 있었다
예상하지 못했던 관광지 느낌에 나와 아내 또한 살짜쿵 설레기도 했다
다른 도시의 기념품 가게와는 다르게 LP판과 씨디들이 힙한 컬러를 뽐내며 진열되어 있었고,
거리는 춤에 맞추어 고개를 흔들고, 몸을 흔드는 사람들이 분위기를 더하고 있었다
호텔에서 먹을 저녁을 사러 나왔다가 우연히 만난 멤피스의 컬러풀한 힙플레이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한껏 힙해진 마음.
6시간 운전 후 우연히 만난 멤피스의 재즈거리.
내일은 또 어떤 날씨와 어떤 도시와 어떤 마음이 기다리고 있을까
오늘의 생각: 내일도 크루즈 기능을 켜고, 신나게 (안전하게) 달려보자. 내일은 어떤 우연한 곳에서 어떤 우연한 일들을 마주칠까. 세상은 긴장되고 재밌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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