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재미나게 살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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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집안에서 찍은) 동네 모습미국에서 재미나게 살아보기 2024. 4. 14. 13:55
눈이 많이 왔던 날 원래도 조용했던 동네가 눈 덕분에 더 조용했다. 다행히 우리 집은 애 둘 덕분에 시끄러웠다 눈이 잘 오지 않는 동네에 제설 작업도 상당히 느린 편이라 눈이 올 때면 대부분 자택근무를 하는데. 이런 때에는, 특히 눈이 애매하게 쌓일듯 말듯 내리는 날에는, 1. 온도가 높아져 젖은 눈이 되지 않길 바라고. 2. 이상하게 새벽 다섯시 정도에 깨서 혹시 재택근무하라는 문자가 안왔는지 확인하고 실망 혹은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이 날은 눈이 가득 쌓여 새벽에 문자를 확인할 필요도 없이 전 날 저녁 일찍 "큰일없는 사람들은 괜히 나와서 곤란한 일 만들지 마세요" 뉘앙스의 문자를 받았다 다른 사람들도 그랬는지 그대로 얼은 우리 동네 도로는 그렇게 몇 일 간 얼어있었다. 아무튼 이래서 내가 점점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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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겨울 애틀랜타 (1)미국에서 재미나게 살아보기 2024. 1. 22. 15:13
정말 오랜만에 아틀랜타? 애틀랜타? 아틀란타에 다녀왔다. 무려 세살 아이, 한살이 안된 아이, 강아지를 데리고. 나와 아내의 총합 팔 네개로 모든 짐 (디럭스 유모차, 카시트, 카시트베이스)과 아이들과 강아지를 무사히 이동시키고 다시 데려왔다니 칭찬받아야 한다. 특히 애틀랜타에서 맛있는 거 먹으려면 살빼고 가야한다고 그 동안 삶은 계란으로 저녁을 떼웠던 적이 많아 아마 힘도 떨어졌을 때인데 말이다. 이럴 때면 거의 빈 가방 하나 메고 적당한 시간에 공항에 슬쩍 도착해서 슬쩍 커피 한 잔 때리고 비행기 타는 사람들에게 눈길이 간다 부러워서. 이제 첫째 아이는 자기 생일도 즐길 줄 알고, 생일선물, 크리스마스 선물을 인지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 각종 선물들과 케익, 마카롱, 사탕, 회전목마, 쇼핑몰 기차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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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털사의 겨울미국에서 재미나게 살아보기 2024. 1. 22. 14:40
1년만 살아보자라는 생각으로 왔었던 털사에서 어느덧 3년 넘게 시간이 흘러 네 번의 겨울을 보내고 있다 매년 농담처럼 내년에는 다른 데로 혹시 이사갈 수도 있으니까 털사의 겨울을 잘 즐겨보자라고 떠들곤 했는데, 벌써 털사 근처 작은 도시에서 아이도 두 명이나 낳았고, 프리스쿨도 보내고, 첫째 아이가 프리스쿨에서 데려온 바이러스 덕분에 코로나도 걸려보고, 병원도 제법 여러번 다니면서 인생 경험이 짧은 시간 안에 많이 늘었다 2023년에는 첫째가 태어났던 같은 병원에서 둘째를 낳아 두 명의 아이들을 키우면서 시간이 제법 빨리 지나갔다. 이상하게 하루는 길지만 시간은 참 빨리 간다. 요령도 꽤나 생겨서 아이들의 울음 소리에도 평정심을 조금 더 길게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고, 아이들 덕분에 응급실도 가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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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사 빵집 "Country Bird Bakery"미국에서 재미나게 살아보기 2023. 11. 23. 15:54
오랜만에 찾은 털사의 제대로 된 빵집 특이하게 토요일 오전부터 점심시간까지만 여는 가게인데 우리가 간 어느 토요일 아침부터 줄이 길었다 작은 가게 안에는 갓 구은 그 동안 털사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종류의 제대로 된 빵들이 있었는데, 나름 아침 일찍 갔다고 생각했는데도 이미 다 팔리고 없는 빵종류들도 있는 듯 했다 가격이 조금 비싸긴 했지만 이 정도 비쥬얼되는 빵은 이 정도 받아도 된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골라 담아왔다 토요일 아침 일찍 애 둘을 다 챙겨 나갈 자신만 있다면 또 갈 의향이 있는 털사의 (내 기준에는) 제대로 된 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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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하우스 렌트미국에서 재미나게 살아보기 2023. 8. 13. 13:43
둘째 아이를 기다리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조금 더 큰 집을 구하는 것.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동네도 좋고, 첫째를 낳고 잘 키웠던 곳이라 정이 많이 들었지만 방이 두개에 화장실은 하나 뿐이었고, 점점 어쩔 수 없이 늘어가는 짐들에 두 아이를 넉넉하게 키우기에는 좀 많이 좁았다. 거기에 옆집과 벽을 공유하는 타운홈 스타일의 집을 떠나 강아지와 아이 그리고 곧 태어날 아이가 맘껏 울고 떠들 수 있는 공간을 찾았다. 2020년 첫 직장을 이곳에 잡고, 모기지율이 겨우 2퍼센트를 왔다갔다하던 때. 당연히 선견지명이 없고, 물론 돈도 없었던 나는 집을 사겠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고, 이렇게 3년 넘게 오클라호마에 있게 될 줄은 사실 계획하지 않았었다. 그렇게 역사 최저의 모기지율을 무관심 속에 떠나보내고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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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찾아간 털사 아쿠아리움미국에서 재미나게 살아보기 2023. 8. 6. 16:13
식상한 이야기지만 시간 정말 빠르다 벌써 아이를 데리고 처음으로 아쿠아리움에 갔다온 것이 2년 전이라니. 상어굴에서 잔뜩 긴장하고 처음 보는 상어에 아빠 품에 안겨있었던 아이는 이제 점프도 하고, 야호도 외치고, 뛰어다니면서 적극적으로 엄마아빠를 리드하며 보고 싶은 물고기들을 신나게 보고 다녔다 보통 자기가 기억나는 일들은 "엄마 아빠 어제 이거 봤지" (한 두달 전도 꼭 어제라고 한다)라고 하는데 그런 말이 없었던 걸 보면 아마 아쿠아리움에 왔었던 기억은 안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엄마 아빠는 기억 속에 잘 남아있다 2년 전에 왔던 텅비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사람이 가득했던 아쿠아리움, 첫 시작을 바다 컨셉의 회전목마로 기분을 업시키고 시작했다 상어굴에서는 엄마 아빠의 기대와는 달리 상어보다는 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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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몬트리올 퀘벡 오타와 (5)미국에서 재미나게 살아보기 2023. 7. 2. 14:01
몬트리올에서의 시작은 생뚱맞지만 포르투갈 음식으로 시작했고, 포르투갈하면 호날두 밖에 몰랐던 난 특유의 향신료가 더해진 듯한 포르투갈 음식을 금방 헤치웠다. 평소 생선가시를 발라먹기 귀찮다는 이유로 살이 도톰한 삼치만 먹던 난 인생 처음으로 생선 가시를 아랑곳하지 않고 포르투갈식 정어리를 금방 끝냈다. 우리 가족은 가깝지만 먼 캐나다 몬트리올에 도착하자마자 고팠던 배를 채우기 바빴고, 여러 가지 요리를 시켜 허겁지겁 먹었다. 시작이 좋았다. 몬트리올의 올드타운에 호텔을 잡은 덕에 주차 걱정없이 올드타운 거리를 걸어다녔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유럽의 느낌이 물씬 하고, 사람도 정말 많아 여행 온 것이 실감이 났다. 몬트리올을 기점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몬트리올은 맛집 정복을 목표로 했고, 매 음식점마다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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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몬트리올 퀘벡 오타와 (4)미국에서 재미나게 살아보기 2023. 7. 1. 14:47
마치 서울 종로 한복판에 자리한 경복궁을 설레는 표정으로 걸어다니는 외국인들처럼 우리도 오타와의 이국적인 건물들에 감탄하고 걸었다 약간 구름낀 날씨었지만 멋진 건물들이 알차게 모여있는 오타와를 걷던 우리집 아이는 넓게 비어있는 초록색 잔디밭에 신나 쉴 새 없이 웃으며 뛰어다녔고, 우리도 덩달아 잡으러 뛰는 척을 하느라 바빴다 계획에도 없던 유람선도 타 다행히 앉아서 여행하는 여유도 가져보고. 유람선의 머리가 향하는 곳마다 불어와 영어를 번갈아가며 열심히 설명해주는 직원의 언어 능력에 감탄도 해보고, 미국에 온지 어느덧 8년이 되어가는 차에도 정확히 한국식 영어를 구사하는 나의 한결같음에도 놀랐다. 딱딱한 쇠의자에 볼거리에 많은 유람선은 아니었지만 배에서 맞는 바람이 시원해 좋았다 그리고 굳이 또 캐나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