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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추수감사절 Thanksgiving day재미나게 살아보기 2020. 11. 30. 11:02
연휴를 앞둔 월요일 출근길은 너무나 가볍다
회사를 다닌지 고작 3개월 조금 넘은 지금, 월요병의 전염성이 이렇게나 빠를지 몰랐다. 도대체 우리 아빠들은 어떻게 그런 오랜 세월을 잘 버텨냈을지 다시 한 번 존경의 마음이.
몸과 마음이 모두 가벼운 금요일 출근길과 퇴근길, 금요일 퇴근길 어두워진 고속도로를 달리며 듣는 멜론 라디오는 언제나 즐겁다
어릴 적 라디오나 음악 방송을 들으며 공부를 하곤 했는데 (아마 노래를 안들었다면 효율이 더 높았을까? 아니라고 본다)
집으로 돌아오며 듣는 멜론 라디오는 어릴적 자주 듣던 텐텐클럽 라디오 방송을 갑자기 떠올리게 했다
추천곡을 여러 명의 가수들이 라이브로 불러주던 코너가 있던 라디오 방송.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음성을 듣고, 추천음악을 듣는 일은 언제나 즐거웠고, 지금 대신 듣는 멜론 라디오도 조금은 아쉽지만 미국에서 사는 나에게는 충분한 대체제가 된다
그냥 여유로운 마음, 즐거웠던 퇴근길 기억이 갑자기 생각나 길게 풀어 써보았다
아무튼 목금토일을 쉬는 4일의 연휴 땡스기빙데이다
다른 미국인 동료들은 대부분 월화수 휴가까지 더하여 일주일을 쭉 쉬는 경우도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하루 휴가가 아까운 나에게 목금토일이면 충분했고, 더욱이 수요일은 2시에 일찍 퇴근하게 된다는 소식이 있기에 휴가는 일단 킵해두기로 한다
수요일. 연휴를 기다리는 넉넉한 마음으로 일을 하던 중 보스에게서 온 팀 메시지.
"지금 The eatery 가면 펌킨, 피칸 파이 남아있으니 얼른 주문해~"
물론 영어로 온 메시지. 지난 미팅 때 연휴 때 뭐하고 보낼거라는 질문에 아내가 먹고 싶어하는 파이도 먹고, 내가 먹어보고 싶은 터키도 해먹을거라 말해놓은 터라 파이가 다 팔리기 전 얼른 사라고 알려준 듯 했다
The eatery는 우리 회사가 있는 동네. 그것도 아주 작은 동네에서 매우 잘 나가는 빵, 케익, 쿠키집으로 지금까지 모두 만족했던 기억에 망설임없이 전화를 걸어 파이를 예약한다
남아있는 파이는 피칸, 펌킨, 그리고 애플 파이. 아직까지는 지나치게 많이 올라간 피칸, 펌킨은 조금 부담스럽기에 조금은 더 익숙한 애플 파이를 선택해본다
잠시 짬을 내 파이 픽업을 위해 들렀고, 파이 픽업과 연휴 전 마지막 날 일하고 있는 몇 안되는 동료들에게 나눠줄 쿠키도 몇 개 집어들었다
그리고 2시. 아주 넉넉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치킨을 사들고 집에 가는 아빠의 마음으로 큰 파이와 쿠키 하나를 싣고 집으로 향한다
크리스마스에 맞추어 미리 준비해놓았던 테이블 러너와 애플 파이.
친구에게 사진을 보냈더니 흙파먹냐고 대답이 왔다
나도 저렇게 파이 위에 갖가지 곡물이 많이 올라가 있을 줄은 몰랐다. 그래도 27불 가격을 생각하면 토핑은 많을수록 좋다
흙이 올라간 파이같이 생겼지만 적당한 시나몬향과 (시나몬을 나는 안좋아하지만 적당했다), 사과, 호두 등 갖가지 재료가 꽤나 조화가 좋았고, 연휴의 넉넉함과 잘 어울리는 음식이었다
다행히 아내도 대만족!
그리고 연휴 동안 먹을 음식을 위해 찾아간 마트에는 우리처럼 연휴에 들뜬 사람들과 가을을 티내는 상품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었다
이제는 터키를 먹을 차례.
터키 요리를 해보려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큰 터키에 놀랐고, 가격도 45불이나 할 뿐만 아니라, 요리도 하루종일 해야한다는 말에 일찌감치 포기. 그리고 미리 살짝 요리가 된 터키를 1파운드 구매해왔다
'터키 먹어보자' 라는 말에 오늘 내가 도시락으로 챙겨간 샌드위치에 들어간 고기가 바로 터키 가슴살이라고 말해주는 아내.
그래도 아쉬운 맘에 조금은 두껍게 썰은 터키를 더 사와서 살짝 구워서 준비한 요리.
매쉬포테이토와 그래비소스, 그리고 적당히 두껍고 짭조름한 터키 가슴살
크게 요리라고 할 것도 없지만, 미국 연휴 느낌이 조금은 났던 음식
이제 연휴가 끝나고 내일이면 다시 월요일이다
다시 월요병이 찾아오려고 하지만 앞으로 있을 우리 가족의 대이벤트와 연말의 분위기를 타고 잘 버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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