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털사에 찾아오는 봄. Riverside park, Midland valley trail

by 미국 사는 한국 공대생 2021. 3. 30.

한파로 눈에 덮였던 것이 언제였냐는듯 털사에도 봄이 찾아오고 있다
아직 나무들은 겨울의 티를 못벗어내고 벌거벗고 있지만 도로 위 넘치는 차들과 사람들 표정만 보아도 계절이 달라지고 있음이 느껴지는 요즘.
우리 가족도 몸이 괜히 근질근질, 어디라도 나가고 싶어져 백일 다 되어가는 아기와 강아지를 모두 데리고 갈 수 있는 털사의 곳곳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겨울의 날씨 (크리스마스 기간을 제외하고는)를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봄의 기운이 조금씩 느껴지는 것만으로도 괜히 힘나고 괜히 기분좋은 요즘이다. 아마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겨울을 지났기에 더 기분이 좋을지 모른다

아무튼 나가기 좋은 주말의 연속이었다

아틀란타와 비교하여 털사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 강가. 아틀란타에 살 때는 “아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 하나 있었으면”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털사에 살다보니 “아 강 없어도 되니 다른 거나 좀 많았으면”하는 간사한 인간의 마음.
털사를 가로지르는 흙탕물 색이지만 꽤나 큰 알칸사스강 덕분에 예쁜 집들 (아마 값비싼)이 모여 예쁜 동네도 만들고 있고, 조깅하는 사람들,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가득한 활기찬 느낌을 주기도 한다
다시 한 번 느끼지만, 한국이나 미국이나 예쁘고 큰 강을 주위로 비싼 집들이 몰리는건 매한가지다

길고 크게 뻗은 알칸사스강을 따라 길게 늘어선 Riverside park. 아직은 봄의 초입이라 초록빛이 덜했지만 조만간 다시 찾아볼 예정.

그렇게 또 한주가 지나고 역시나 나갈 수 밖에 없었던 좋은 날씨. 나가는거 좋아하는 엄마 아빠를 만나 조금은 고생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아기와 언제든 산책은 땡큐인 강아지 두부. 어디에 붙어있어야 함께 나갈 확률이 높아지는지 아는 두뇌가 명석한 강아지와 ‘또 어딜 데리고 나가는거지’하는 표정으로 공갈젖꼭지를 물고 있는 아기. 유모차 하나면 둘은 거뜬히 케어할 수 있다

강가에서 멀지 않은 곳. 지난 번 차로 우연히 지나쳤던 Midland valley trail 코스. 다운타운까지 쭉 이어지는 조깅 혹은 운동 코스. 좁지만 긴 조깅코스를 따라 줄지어있는 예쁜 집들과, 커다란 나무들.
아마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초록색으로 우거질 나무들이 그늘도 만들어주고, 경치도 예쁘게 만들어 주지 않을까 싶다.
다행히 도로 사정이 좋아서인지 나의 서투른 유모차 운전 솜씨에도 아기는 눈을 크게 뜨고 처음 만나는 것들에 신기해하고 있는듯 했다. 간혹 햇빛이 눈에 닿을 때면 찡그리는 모습도 귀여운 아기.
앞으로도 처음 보는 것들이 정말 많을텐데, 내가 더 설레는 기분이다

길을 걷다 아내는 예쁜 꽃나무를 만나 사진찍길 시도했지만 힘 넘치는 강아지의 보챔 덕분에 팽팽해진 목줄 탓에 아마 제대로 촬영은 못했을 듯 싶다.

그렇게 길다란 길을 걷다 잠시 수유를 위해 앉았던 털사의 명소 Gathering place의 끝자락에 위치한 잔디밭과 벤치들. 아이들 웃는 소리와 여유롭게 커피 혹은 햄버거를 즐기는 미국 사람들로 가득했던 공원이다. 게더링 플레이스는 다시 제대로 방문하여 사진도 많이 남길 예정.

새로운 것들을 보고, 맡아서 인지 조금은 지쳐보이는 아기. 끝까지 떨어뜨리지 않는 공갈 젖꼭지. 아무리 지쳐도 절대 가라앉지 않는 아기의 머리카락들.

짧은 나들이었지만 모두가 (특히 두부가) 즐거웠던 시간들.

그리고 느낀점. 강가에 살려면 돈 많이 벌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