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강아지 두부는 싱숭생숭하다
아내의 사랑을 새끼 때부터 독차지하던 두부는 육아 때문에 갑자기 바빠진 아내를 보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저 시끄럽게 우는 조그만 애는 갑자기 어디서 나온거지?"
"왤케 우는 애를 우리 누나가 좋아하고 계속 안아줄까?(아내는 강아지에게 누나로 통한다)"
"왜 예전처럼 매일 산책안하지?"
아마 온갖 생각, 상상을 다하고 있을 강아지 두부
어떤 날 우연히 찍힌 사진 속 두부는 정말 나의 상상대로 싱숭생숭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뇌피셜)
그래도 항상 나와 아내의 한마디에 귀를 쫑긋하는 두부
누나의 사랑을 나눠가져간 아기의 울음소리에 우리를 쳐다보며 얼른 도와주라는 듯한 눈빛을 보내기도 하고,
털을 잡아뜯는 아기의 거친 손길에도 낑낑거리며 잘 참고,
아내의 품에 안겨있다가도 아기가 울면 알아서 자리를 피하는 똑똑한 강아지 (자기집 강아지는 무조건 천재다)
문밖 작은 인기척에도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짖는 탓에 겨우 잠든 아기를 한방에 깨워 가끔 혼나기도 하지만.
아틀란타에서 털사 시골까지 망설임도 없이 신나서 따라온 착한 강아지 두부.
가끔은 나보다 눈치도 빠르고, 똑똑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