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6일 날이 좋았던 날.
외출이라고는 집 앞 병원을 오고가는게 전부였던 아기를 데리고 처음으로 나간 털사 공원
바퀴가 큰 딜럭스 버전이 아니라 조금은 덜컹 거리던 유모차를 끌고 오랜만에 찾아온 봄을 만끽하러 나가보았다
언제 이렇게나 컸는지 예쁜 옷도 입고, 애장품 쪽쪽이를 입에 살짝 물고, 혹시나 흐를 침을 위해 작은 가제수건도 받쳐주고. 첫 공원 나들이에 기분이 좋았는지 평소보다 더 삐죽삐죽 머리도 서있었던 아기 (언제 저 머리카락이 차분해지려나)
항상 강아지와 나 그리고 아내 셋이서 다니던 공원에 아기 하나를 추가하여 나가보니 챙길 것들도 많고, 평소 어렵지 않았던 운전도 괜히 신경이 더 쓰이고 (아기 머리가 너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은 터라 평소보다 더 긴장했던 드라이브), 도착하자마자 트렁크를 열어 기저귀도 잽싸게 갈아주고, 주변에 기침하는 사람 혹은 수상한 사람이 없나 미어캣 마냥 주위를 살피기도 하며 시작한 첫 공원 나들이
오랜만에 좋은 날씨에 옷도 제대로 꾸며입고, (아직은) 젊은 엄마 아빠의 기분을 만끽하던 날
아직은 쨍쨍한 햇빛이 낯설었는지, 아님 너무 눈이 부셨는지 눈을 제대로 크게 뜨지 못하던 아기는 그래도 좋은 날씨, 기분 좋아보이는 엄마 아빠의 모습에 덩달아 즐거웠는지 미소도 몇 번 보여주고, 곧 잠이 들었다 (그리고 유모차 드라이빙, 차 드라이빙 내내 그 어느 때 보다도 숙면을 취하였다)
차만 타면 잠이 솔솔 오는 엄마와 아빠를 닮은걸 보니 우리 딸이 맞다
육아 팁 중 하나라고 어디선가 들었는데,
애기가 너무 안자고 밤에 많이 울면 차에 태워 살짝 운전을 나가보면 금방 잠에 든다고. 하지만 야밤에 운전을 나가기는 좀 귀찮다
육아를 하는 주인 아내와 나 때문에 현저히 산책 횟수가 줄은 강아지 두부는 오랜만에 제대로 된 산책 덕분에 행복해보였고, 여느 때와 같이 다람쥐들을 쫓느라 바빴다
주인인 아내가 없이는 절대 산책을 안하는 녀석이 가끔 섭섭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충성심은 정말 높게 살 만 하다
아기와 함께 한 첫 공원 나들이. 이제 부모가 된 탓인지 주변에 아기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들이 계속 눈에 띄었고, 예쁜 옷을 입고 콩콩콩콩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곧 그렇게 커서 함께 걸어다닐 우리 아기의 웃는 모습이 머릿 속에 그려져 괜히 기분좋아지는 하루였다
봄이 와서 즐거웠던 우리 가족 첫 공원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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