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한참 아빠가 회사생활을 할 때 해외출장 중 샀다는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다닌 한국. 요즘 오래된 디지털 카메라가 유행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집에 카메라가 혹시 있는지 물었다. 오래 되어서 찾지 않게된 옛날 카메라를 적극적으로 찾는 아들의 주문에 엄마 아빠는 왠지 모르게 신나있었다. 코가 긴 오래된 카메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몸통이 큰 캐논필름카메라, 소니 작은 디지털카메라가 엄마가 어딘가에 쟁여두었던 서랍 속에서 나왔다.
가족이 넷이 되어 한국에 간 탓에 무거운 카메라는 당연히 포기하고, 아빠의 오래된 소니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다녔다. 역시 편했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건강검진과 병원코스를 돌았다 이제 그런 나이가 되어 대장검사도 받은 탓에 속이 쫄쫄 말라갈 때, 미리 찾아두었던 닭백숙 칼국수 집으로 처음 타본 전기차 택시를 타고 택시 기사 아저씨와 수다를 떨며 달렸다 역시 한국말로는 소시얼네트워킹을 잘한다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다 다음 병원 약속에 늦을까 한참을 기다리다 어차피 닭백숙 칼국수 그까지거 별거 아니라고 위안삼고, 바로 건너편 검은옷 아저씨들이 하얀 연기를 내며 생선, 불고기를 굽던 작은 식당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맛본 찐한식에 감동받고 나왔다. 은퇴하신지 오래 되어보이는 아저씨들이 낮부터 반찬을 술안주 삼아 소주를 먹고, 옆에선 젊은 데이트하는 사람들이 있는 이런 곳이 정말 맛집이다.
그리고 첨으로 가본 익선동. 거리 이름이 입에 잘 붙지 않아 몇번이고 검색했는데, 지금도 또 검색하고야 알았다
유명하다던 카페에 꼭 들어가서 앉아있고 싶었는데, 수플레인가 뭔가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역시 사람이 많아서 포기 후 떡카페로. 맛있었다
오랜만에 아이들을 두고, 아내와 둘이서 다니니 짧았지만 정말 좋았던 하루였다.
아이 둘을 대형 유모차에 태우고 저 익선동 거리를 걷다 분명 쉬가 마렵다고 징징 거리는 첫째를 달래고, 응아 냄새를 따뜻하게 풍기며 불편함을 드러냈을 둘째를 데리고 다니는 상상을 잠깐 해봤다. 둘이 다녀오길 정말 잘했다
아무튼 오랜만에 여유롭게 둘이서 다녔던 서울. 밥도 맛있고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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