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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육아하기

둘째 낑깡이 탄생

by 미국 사는 한국 공대생 2023. 11. 23.

2023년 8월26일 우리 둘째 낑깡이가 태어났다 (오클라호마에서 딸을 둘이나 낳을 줄 난 꿈에도 몰랐다)

벌써 태어난지 세달정도가 지났고, 첫째 언니를 똑 닮은 (유전자를 거스를 수 없었던) 둘째 낑깡이는 지난 세 달 동안 데이케어를 다니는 언니덕분에 코로나도 걸려보고, 지금은 코감기에 걸려 드르렁거리며 숨을 쉬고 있다. 그래도 다행히 분유도 잘 먹고, 응아도 제때하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그리고 점점 더 귀여움이 물이 올라 아빠를 포함한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2023년 8월26일 금요일 점심 시간. 회사에 사람이 많이 없는 날의 여유를 즐기며 일을 하다 점심을 먹던 중. 정기검진을 받으러 갔던 아내에게 온 전화 "나 오늘 집에 못가. 얼른 와 ㅎㅎ"

둘째 낑깡이는 성격이 급했던 탓인지 활발했던 탓인지 목에 탯줄을 감고 있어 의사선생님의 권고로 3주 일찍 세상에 태어나게 되었다

한 번 경험했던 일인데도 분만실에서 들리는 정박자로 울리는 "띠띠띠"소리와 아내와 뱃 속 아기의 심장박동수, 그리고 고통의 정도를 보여주는 그래프는 날 긴장하게 만들었다. 긴장한 탓인지 휴게실의 냉장고를 자주 왔다갔다하며 단식을 하고 있는 아내 앞에서 아이스크림을 여러 통 맛있게 먹었다

무통주사와 유도분만을 시작한지 몇 시간이 지났을까. 곧 나올 것 같다는 의사의 생각을 비웃듯 밤 12시를 지나 새벽으로 향했고, 낑깡이는 새벽 한시가 다 되어서야 그 울음소리를 들려주었다

다행히 첫째 때와는 달리 태어나자마자 우렁차게 울어 걱정을 덜어주었고, 3년 만에 본 갓 태어난 아이의 퉁퉁 불은 얼굴과 몹시 곱슬거리던 머리카락은 조금 생소했지만 곧 첫째 아이의 얼굴이 겹쳐졌고. 내 딸임을 실감했다

아 그리고 이번엔 3주 일찍 태어난 덕에 머리가 덜 컸는지 언니와는 다르게 베큠도 없이 쏙 태어났다 ㅎㅎ


우리 둘째 낑깡이가 건강하게 아무 문제없이 잘 태어나고, 아내도 건강하게 출산을 마칠 수 있어 행복했던 8월26일 이른 새벽.

다음 날 아침 첫째 아이는 초콜릿상자를 들고, 가방을 메고 설렌 표정으로 엄마와 동생을 만났고, 동생을 보며 신기해하고 좋아하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 

"어떻게 우유를 먹였고, 어떻게 똥기저귀를 갈아주고, 어떻게 목욕을 시켰는지, 도대체 왜 우는지" 다시 복습하는 자세로 낑깡이와의 첫 일주일을 보내고. 이제는 첫째 언니에게 딸랑이를 쥐어주며 동생을 달래보게도 하고, 목놓아 우는 둘째 낑깡이를 보고도 인내심과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둘째 3개월 차 부모가 되었다. 

성격 좋은 언니 덕에 벌써 코 묻은 뽀뽀를 하루에도 여러 번 받으며, 듬뿍 사랑받고 언니의 감기도 나눠받고 크는 둘째 낑깡이. 앞으로도 둘이 의지하고, 사이좋은 자매로 잘 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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