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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게 살아보기

오클라호마 털사에는 소가 많다

by 미국 사는 한국 공대생 2021. 5. 19.

회사에서 집을 향해 남쪽 방향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좌우로 넓게 펼쳐진 초원에 자유롭게 풀을 뜯고 뛰노는 소, 말, 염소들이 보인다

그 어떤 누구보다도 특이한 나의 출퇴근길. 새벽에는 새벽 풀을 뜯으러 나온 소들, 퇴근길 초저녁에는 저녁 풀을 뜯으러 나온 소들이 끝이 안보이는 초원 위에서 하나같이 모두 머리를 아래로 향한 채 열심히 식사를 하고 있다

금요일 퇴근길. 날씨가 좋았던 날. 평소 달리던 큰 도로로 향하지 않고, 굳이 작은 길, 제대로 닦이지 않은 자갈길을 따라 이제는 딱히 아껴타지 않는 내 어코드를 타고 달렸다

그리고 우연히 남의 농장 혹은 남의 땅을 끼고 달리게 되었다

잘 정돈된 남의 땅 위에 자란 풀들과 나무들을 보면서 달리다보면 소들을 만날 수 있다

일부러 천천히 달리는 내 차를 보고는 소들이 신기하게 구경을 한다

하나 같이 고개를 돌려 나에게로 향하는 큰 눈망울들. 괜히 가까이 갔다가 주인한테 오해받아 총맞는거 아닌가 하는 괜한 걱정에 차에서 내리기를 주저했다

한참을 차에서 바라보니 멀리서부터 소들이 모여서 이제는 울타리 바로 앞까지 자리잡고.

몸을 아예 내 쪽으로 향한 채 나를 구경한다

신기한 광경에 차에서 내려 소심하게 한발짝 다가가 찍어본 소들.

왜 날보고 모두 신기하게 모여 쳐다보고 있었는지 아직도 궁금하다. 밥을 줬어야 하나...

아무튼 오클라호마 털사에는 소가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