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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게 살아보기

시카고 일박 여행기 (0)

by 미국 사는 한국 공대생 2021. 6. 26.

(비행기가 바로 저기 있는데 왜 날지를 못하니)

장모님 찬스로 아기와 강아지를 맡기고, 시카고에서 주말을 보내고 오기로 계획했다

출산 전에는 코로나로 출산 후에는 육아로, 한동안 비행기 여행을 못했던 우리는 들뜬 마음으로 새벽 여섯시 반 출발 비행기 그리고 다음날 밤에 돌아오는 시카고행 비행기표를 끊었다

새벽 일찍 일어나 공항에 오는 길에서마저도 아기얘기를 하는 이젠 빼도박도 할 수 없는 부모가 된 우리. 점점 더 크는 아이가 눈에 점점 더 아른거린다.

아무튼 그런 마음은 살짝 넣어두고 신나게 출발한 우리

시작부터 조금씩 삐걱거렸다
아메리칸 에어라인 앱이 말썽이다
체크인을 해도 해도 계속 하라고 알림이 온다

결국 키오스크를 찾아가 구시대 종이표를 받고는 줄을 섰다

그리고 아내가 오랜 시간 검사대에 잡혀있다
발권시 적은 생년월일과 신분증의 그것이 일치하지 않는다하여 다시 키오스크에 다녀오란다
아마 내가 실수를 했나보다

다행히 털사 공항은 아틀란타 공항에 비해 만배정도는 여유로운 곳이라 큰 지장은 없었다

괜히 공항에 오면 뭔가 사먹고 싶어지는 법.
물과 베이글 하나를 사서 보딩을 준비하는데..
줄어들지 않는 줄을 보고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닫는다

딜레이.. 세시간 반
갑자기 몰아친 비에 딜레이가 된 줄 알았다

길게 늘어선 줄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뭔가 받아가는 것을 보고 소외되지 않기 위해 살짝 줄을 서보고 물어보니

1. 승무원이 아파서 못와서 딜레이 되고 있고,
2. 다른 사람들은 시카고가 경유지여서 표를 바꿔간 것

승무원이 못와서 비행기가 딜레이되는 것은 생각도 못했던 터라 뭐를 더 질문해야 할지 생각도 안났다

그리고 현재 하염없이 비행기가 출발하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원래라면 시카고 하늘에 떠있을 지금 여덜시반
우리는 아직 털사 육상에서 아내는 놀면뭐하니를 보며 웃고 있고, 나는 폰을 끄적거리고 있다. 배고파서 베이글은 벌써 두 번이나 사먹었다

시카고 1박 여행은 열두시나 되어서야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