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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게 살아보기

Oklahoma Aquarium 털사, 최고의 상어터널

by 미국 사는 한국 공대생 2021. 11. 27.

지난 10월 말. 오랜만에 쉬는 금요일.

역시나 몸이 근질근질했던 우리 부부는 아기의 의사는 묻지 않고, 아기를 위해 털사에 위치한 오클라호마 아쿠아리움에 다녀왔다

한국에서 큰 아쿠아리움은 다 다녀보고, 조지아에 있는 큰 아쿠아리움도 다녀와 본 터라 큰 기대는 없이 쉬는 금요일에는 알차게 나가 놀아야한다는 강박감에 집을 나섰다. 사실 육아는 집 밖에서 해야 쉽다.


생각과는 다른 겉모습의 아쿠아리움. 아쿠아리움하면 큰 수조가 있어야 하니 건물도 큼직큼직하고, 주변에 맛집도 많고, 다른 볼거리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려던 차 다시 깨달은 사실. 아 우리는 털사에 살고 있구나.

"언제 이렇게 사람없는 아쿠아리움에서 놀아보겠어?" 하는 생각으로 표를 사고, 입장.

아담해보였던 건물 밖과는 달리 생각보다 있을 건 다 있었던 아쿠아리움! 사실 요즘에 한국에 있는 아쿠아리움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는 사람들끼리 다녀온지라, 더 즐거웠을지도 모른다. 이럴 때 보면 모르는게 약일 때가 생각보다 참 많다.

사람도 많지 않은 덕에 커피도 한 잔 하면서 천천히 구경하고, 사진도 찍어본다.

사실은 엄마 아빠가 아기보다 더 들떠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항 속에서 잽싸게 움직이는 물고기들, 수달, 각종 바다생물을 인생 처음으로 만난 아기는 눈이 휘둥그레 구경하곤 했고.

누가봐도 조금은 부족해보이는 시설이지만 특이한 바다생물들이 많아서 더 재밌다고 항상 긍정적으로 말해주는 아내 덕분에 나도 덩달아 신이나 구경했다

줄지어 다니던 유명하고, 큰 동네의 아쿠아리움과는 달리 여유롭게 어항 속을 더 열심히 관찰할 수 있었던 탓에 신기한 바다생물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형광펜으로 온몸을 다 칠한듯한 물고기

그냥 색이 예쁜 물고기들

열심히 아기에게 빠빠이를 외치며 손짓하는 아내.


그리고 감히 내가 다녀본 아쿠아리움들 중 최고라 말할 수 있었던 상어터널.

마치 바닷 속 깊은 곳에 와있는듯한 적당한 어두움과 심플하게 상어들만 가득 헤엄치고 있었던 상어터널. 거기에 맞는 뭔가 으스스한 배경소리까지. 바닷 속 깊은 곳에 햇빛이 비춘다면 이런 기분일까. 사람도 없던 덕에 우리 가족만 고스란히 바닷 속 깊은 곳, 상어들의 터전에 들어와있는 것만 같은 기분.

머리 아주 가까운 곳으로 헤엄쳐 다니는 상어들을 보며 손가락으로 열심히 가리키던 우리 아기. 겁이 없는 우리 딸은 어두컴컴한 상어터널 속에서도 눈을 더 동그랗게 뜨고, 지나다니던 상어 한마리 한마리에게 열심히 삿대질을 하며, 상어를 따라 고개를 움직이곤 했다

신기해하고, 좋아하는 딸을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엄마와 아빠는 "그 어떤 아쿠아리움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털사 아쿠아리움의 장점"이라고 실컷 우리끼리 신나하며 한참을 상어터널에 머물렀다

천천히 아주 여유롭게 다녀온 오클라호마 아쿠아리움.

심심한 동네라고 불평도 열심히 하지만, 이곳 털사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모든 것들이 새롭고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