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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게 살아보기

2021년 겨울의 밤

by 미국 사는 한국 공대생 2022. 1. 16.

개인적으로 추운 날씨를 좋아하지 않아 겨울을 기다리지는 않지만 딱 하나 겨울엔 뭐가 좋은지 하고 생각해보면.

연말의 무엇인가 다들 느긋해지고, 마무리를 하는 약간의 텐션이 떨어지는 느낌을 좋아한다

아마 이 느낌은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중간 기말고사마다 느꼈던 "다 같이 공부안하면 안되나?"하고 다 같이 의욕을 잃고 편하게 살기를 바랬던 그 때의 그 느낌이다. 하지만 막상 시험이 다가올 때면 시험 범위 하나 조금이라도 놓칠까 세 번씩 반복하며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치열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는 살고 있는 나에게 겨울, 연말의 느낌은 그냥 모두 릴렉스하는 느낌이라 추위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다


이 릴렉스한 연말의 느낌을 더해주는 것이 하나 더 있는데. 곳곳에 차가운 밤을 따듯하게 밝혀주는 조명축제다

원래 이런 조명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아내와 썸탈 때 함께 다녀왔던 조지아 아틀랜타 보타니칼 가든의 조명 축제가 아마 크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탓인지. 겨울이면 이제는 당연히 한 번씩 조명 축제를 찾게 된다

2021년 겨울에는 처음으로 세 명이 된 우리 가족이 함께 조명 축제를 다녀왔다

라이팅 조명들도 예쁘고, 함께 흘러나오는 연말용 노래들도 듣기 좋고, 천천히 걸으면서 연말을 만끽하는 사람들 덕에 특유의 연말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곳.

언젠가 겨울에 찾아갔던 뉴욕 록펠러센터의 크리스마스 트리, 센트럴파크 아이스링크, 마리오네트 인형들이 줄을 따라 춤추고 있는 메이시스 백화점의 큰 유리창 속 데코레이션이 그립기도 했지만.

처음으로 보는 예쁜 조명들에 투정 한 번 없이 다른 사람들따라 차분한 분위기를 만끽해주는 아기와 별 것 아닌 조명 축제에도 즐겁게 함께 해주는 아내 덕분에 어쩌면 더 좋은 겨울 밤들이었다

지난 2021년도 참 즐거웠다

이제는 아쉽게도 다시 텐션을 살려야 하는 1월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