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15. 12:34 글)
미국 한 가운데에 자리잡은 오클라호마 주.
미국 대륙의 거의 중간에 자리잡고 있는 탓에 바다를 보러 가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산이 많은 동네도 아니다
정말 넓디 넓은 초원이 가득한 동네.
그렇다면 우리가 오클라호마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인가 생각해본다.
우리 오클라호마 주가 가진 장점을 찾아보기로 한다
(벌써 '우리 주'라고 자연스럽게 나오는걸 보니 사람의 적응력이란 무섭다)
자연!
동물!
종전 포스팅에서 밝혔듯 이 동네에는 동물이 많다
라마, 말, 염소, 소, 온갖 새들
그런데다가 집에서 10분 거리에 동물원도 있다
그리고 얼마 전 미국인 회사 동료들과 어색하게 점심을 먹던 때.
동료들이 꺼냈던 이야기 중 가장 몰입해서 들었던 동물 이야기 (점심 모임 그룹에 초대되어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던 터라 다른 이야기들은 이해도 잘 안가고, 기억도 잘 안난다. 솔직히 영어가 잔인하게 빨랐다)
"Bison하고 Buffalo는 달라"
자기들끼리 Bison과 Buffalo의 차이점에 대해 열심히 토론하던 중
소라고는 젖소, 황소 그리고 치킨 윙 소스 덕분인지 자주 들어 익숙한 버팔로 뿐이었다
그런데 Bison은 무엇이란 말이냐. 어색한 웃음만 지고 있던 난 용기있게 바이슨이 뭐냐고 물었고, 설명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덕분에 궁금한 것 이상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고마웠다 그래도)
그리고 알아낸 정보.
근처에서 야생 Bison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내 차타고 공짜로 구경하는 리얼 사파리!
'그래 이것이야 말로 다른 동네에서는 생각도 못할 우리의 자랑이다!'라는 긍정적인 생각에 아내와 강아지를 끌고 야생 Bison을 관찰하러 다녀왔다
![](https://blog.kakaocdn.net/dn/Lpaak/btqI9pif1PF/yNkIoYFYDncktixm4YcTLk/img.jpg)
Tallgrass Prairie Preserve 키가 큰 풀 대초원 보존지 (네이버 사전을 그대로 따라 번역했다)
집에서 1시간 10분 여를 달려 도착한 곳
정말 이름 그대로 대초원이 펼쳐졌다. 리얼 야생화들과 수 많은 벌레들은 거들뿐.
자갈밭, 모래밭 도로 탓에 거북이 속도로 느리게 달려본다
20분 가량 대초원을 달려본다
돌 튀는 소리만 들려서 새 차가 다칠까 노심초사하느라 신경에 거슬리고, 우리를 놀리는 듯 차 창문에 편하게 붙어서 무임승차하는 벌레들 뿐 이었다. Bison 엉덩이 조차 보이지 않는다
임신한 몸에 남편 따라 야생 들소 보러 나온 아내에게 조금 미안하여 더 이상 가는 것은 무리.
적당한 곳 (이미 멀리온 곳) 에서 "그래 들소 봐서 뭐해. 돌아가자. 쏘리"하고, 차를 돌려본다
그렇게 다시 무임승차했던 벌레들도 떠나고,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가던 길.
15분 쯤 달렸을까 (아니 기어갔을까) 아내가 외친다
"저거 뭐야?!"
길을 건너려는 듯 다가오는 Bison 무리였다
![](https://blog.kakaocdn.net/dn/bogyuT/btqI58Iiupj/qOWro9u31iqq5jxx9AHZX1/img.jpg)
이 넓은 초원에서 보이지도 않던 야생 들소 Bison들이 하필 우리가 집으로 돌아가던 길을 '건너주고' 있었다
그것도 무리를 지어서!
로또라도 당첨된 기분에 우리는 사진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했다
![](https://blog.kakaocdn.net/dn/bkbjH6/btqI573GDR9/inQwJDoPNSm3EtHJ3MDJkK/img.jpg)
그리고 이렇게 사진찍으라고 포즈를 취해주는 녀석도 만나고
![](https://blog.kakaocdn.net/dn/bmujcF/btqI2F7UIVz/6UblB0er1bqn9BsmpHEUBK/img.jpg)
이렇게 다시 한 번 더 길을 건너며 사진찍을 기회를 주는 녀석도 만났다 (같은 놈인가?)
만나본 야생 동물 중 아마 가장 큰 녀석들.
우리집 강아지도 자기 몸집에 몇 십 배는 넘는 동물들의 등장에 평소같았으면 크게 여러 번 짖었댔을 녀석이 한 번 소심하게 짖고는 못본 체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아마도 가족인듯 했다
작은 녀석(아마도 새끼)이 길을 건너 다시 넓은 초원을 만나자마자 신나게 무리 주위를 뛰어 다녔고, 그런 행동이 익숙했던듯 큰 녀석들(아마도 부모)은 근엄하게 천천히 가던 길을 걸었다
그리고 저 멀리 대초원으로 다시 사라져가는 Bison 무리
이보다 더 절묘한 타이밍이 있을까. 오랜만에 느껴보는 희열.
'이것이 오클라호마 클라스다!'하는 자랑스러운 마음.
이렇게 오늘도 운이 좋았던 우리 가족은 야생 들소를 만난 기쁨으로
다시 한 번 오클라호마 주에 애정을 더하고 돌아왔다
다음 번엔 어떤 야생을 만나러 가야 할까 고민이 다시 시작되었다.
그리고 방금 찾아보니 Bison 햄버거도 있던데, 야생 Bison 가족을 본 이상 미안해서 먹지 못할 것만 같다
오클라호마 야생 동물 탐방기 1탄 성공적, 환상적, 로맨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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