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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육아하기

아기가 찾아왔다

by 미국 사는 한국 공대생 2020. 9. 21.

2020. 7. 8. 11:47 글

 

2020년 4월 21일,

마지막 박사디펜스 발표를 준비하고 있던 저녁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세상은 시끌벅적하고,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일하게 된지도 어느덧 한달 쯤 되었을까

발표 슬라이드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디펜스에서 나올 질문에 미리 대비하며 공부하고 있던 때.

침대에서 티비를 보던 와이프가 갑자기 방에 찾아와 줄 것이 있다며 나를 불러냈다

평소에도 서로 시시콜콜한 장난을 하곤 했기에 이번엔 또 무슨 장난일까 생각하며,

어떻게 반격할지를 고민하면서 와이프를 따라나갔다

이번에 와이프가 DSW(미국에 있는 종합신발가게)에서 신발을 구매하다 선물로 받은 파우치를 열어보란다

속으로 생각했다

"아 혹시 장난이 아니고, 뭔가 무서운게 들어있나?"

"혹시 벌레가 들어있어서 치워달라는건가?"

"신발 사서 그냥 기분 좋은건가"

 

 

두 줄!!

두근두근 긴장된 마음에 열어본 파우치 속에는 요즘 몸이 피곤하다며 와이프가 사다달라고 했던 임테기가 있었다

그것도 선명한 두 줄!! 두둥

갑자기 두뇌가 작업을 정지했다

어두운 곳에 한참을 있다가 갑작스레 환한 빛을 만났을 때 머리가 띵해지는 그 느낌이랄까

난생 처음 겪는 경험에 너무나 기쁜 마음, 한편으로는 아직 준비되지 않은 나의 부족함때문인지 걱정도 들기도 했다

그러나 곧 그 띵한 감정은 기쁨과 감동으로 바뀌었다

두 줄의 임테기를 메신저 삼아 뱃 속 아가와 대화라도 한듯 뭔지 모를 그 감정.

어려운 세상 속에, 찾아온 우리의 새 가족.

우리는 곧장 "애플"로 태명을 정했다

세상을 이끄는 혁신적이고 건강한 일등 기업 애플처럼 건강하고, 창조적인 사람이 되라는 뜻으로.

그리고 애플이라는 단어가 너무 귀여웠다

(참고로 와이프와 나 모두 갤럭시를 쓰고 있다)

우리에게 갑자기 찾아온 선물. 소중한 새 생명. 애플이

2020년 4월20일! 그 날의 기억을 앞으로도 평생 잊지 말고,

가족을 위해 책임감 있게, 가족과 함께 재밌는 삶을 만들어 나가야겠다

애플아, 건강하게 태어나서 아빠와 엄마와 행복한 삶 함께 만들어가자.